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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에서 만났어요? | 2022-08-06 | 한걸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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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장에서 만났어요?
(사)50플러스코리안의 ‘2022 삼삼오오 인생나눔활동(수도권)’ 공개모집에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모집대상에는 중·장년 세대가 주도하는 소규모 인문활동 기획 및 운영이 가능한 그룹으로 되어 있다. 동작구 사회적경제지원센타에 입주하고 있는 협동조합 이사장과 예비사회적 기업 대표에게 이야기 했더니 같이 지원해 보자고 한다.
활동유형 키워드가 세대소통과 사회공헌인데 어떻게 해야 하나 같이 고민하였다.
출판사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하여 1인출판사를 하고, 자신의 책을 전자책으로 출판하신 경험이 있는 대표가 이런 의견을 내었다.
살아오면서 사회 공헌하였던 경험을 발표하고, 이것을 동영상으로 찍어서 유튜브에 올리고, 발표내용을 전자책으로 만들자.
다른 사람들도 이 의견이 좋다고 했다.
동작구 사회적경제지원센타에 입주한 기업의 대표에게 이 정도 금액으로 동영상 편집과 출판 편집을 해 주겠다는 약속도 받았다.
활동조건에는 만 50세 이상 중·장년 및 노년 50%이상 필수, 그 외 다양한 연령대 이다.
50세 이상 남자 5명이 동참하기로 하고, 모임 이름도 정하고, 모임대표도 정하였다.
지원서와 예산을 작성하고, 같이 검토하여 정한 날짜에 지원서를 메일로 발송했다.
지원서를 제출한 후에 면접이 있다는 통지를 받고, 고민하였다.
이렇게 열정을 가지고 지원서를 제출하였으니, 좋은 결과가 있어야 될 것 같다.
그래서 밤잠을 설쳐가면서 10장의 PPT 자료를 만들어 면접장에 갔다.
이전 회사생활을 할 때 심사위원, 면접위원을 많이 하였지만, 이렇게
면접생이 되어 심사를 받는다고 하니 긴장이 된다.
세 명의 심사위원이 우리가 제출한 서류를 살펴보고 제일 먼저 이렇게 질문하였다.
정확하게 말하면 세 명의 심사위원 중에 심사위원장이 시작하자마자 처음 이렇게 물어보았다.
‘당구장에서 만났어요?’
정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었다.
당구는 규격화된 테이블 위에 여러 개의 공을 놓고 긴 막대기인 큐로 쳐서 룰에 따라 승부를 가리는 스포츠다. 그러나 우리 시대 사람들에게 당구장은 양아치들이 모여 담배를 많이 피워서 너구리 소굴로 만들어지는 곳으로 기억된다. 우리나라 영화에서 당구장은 깡패들과 문제 학생들이 모여서 싸움을 하는 곳이다. 형사들도 범죄가 일어났다 하면 당구장을 먼저 뒤지고 다니는 장면이 나온다. 그런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당구장에서 모여 이런 제안서를 제출하느냐고 심사위원장이 제일 먼저 질문을 한 것이다.
50플러스재단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았다.
미션은 50이후의 삶이 든든하고 행복한 서울이라고 적혀있다.
비전은 행복한 노후, 세대의 이음, 사회적 가치를 더하는 종합지원 플랫폼이다.
이런 아름다운 말을 붙여놓고 이곳을 찾아온 사람들에게 당구장에서 만났어요 라고 물어보는 구나.
그렇다면 50대 여자 5명이 모여 지원서를 제출한 모임에는 뭐라고 했을까?
앵두나무 우물가에서 바람나서 만났어요? 라고 했을까?